불을 끄고 영화를 틀었는데 화면 아래 모서리가 희끄무레하게 떠 있습니다. 낮에 문서 작업할 때는 전혀 안 보이던 겁니다. 이게 불량인지, 원래 이런 건지 판단이 안 서는 상태로 반품 기간만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량화소 글이 점 하나를 다룬다면 이 글은 면 전체의 밝기가 고른가를 다룹니다. 축이 다릅니다. 점은 있거나 없거나지만, 밝기 불균일은 전부 정도의 문제라서 “있다/없다”로 답이 안 나옵니다.
빛샘·IPS 글로우·얼룩은 서로 다른 현상입니다
한 덩어리로 “빛샘”이라 부르지만 원인이 다릅니다. 그리고 셋 중 하나는 고장이 아닙니다.
백라이트 블리딩(빛샘)은 패널 가장자리와 프레임 사이 틈으로 백라이트가 새는 겁니다. 검은 화면에서 모서리나 테두리 특정 구간이 밝게 뜹니다. 정면에서 봐도 그대로 있고, 위치가 고정돼 있습니다. 조립 공차나 패널 압박에서 생기므로 개체마다 편차가 큽니다.
IPS 글로우는 IPS 패널의 시야각 특성입니다. 비스듬히 볼 때 그 방향 모서리가 은회색으로 뿌옇게 뜹니다. 고개를 움직이면 밝은 부분이 따라 움직입니다. 정중앙에서 보면 옅어지거나 사라집니다. IPS 패널이면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전부 있습니다. 고장이 아닙니다.
얼룩(무라·클라우딩)은 밝은 화면에서 나타납니다. 회색 배경에 구름이 낀 것처럼 밝기가 얼룩덜룩하거나, 한쪽 구석이 노랗거나 푸르스름합니다. 검은 화면이 아니라 회색·흰색 화면에서 보이는 게 빛샘과의 차이입니다.
구분이 왜 중요하냐면, IPS 글로우를 빛샘으로 알고 교환받으면 다음 기기도 똑같습니다. 세 번 교환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실제로 이 지점에서 나옵니다.
| 언제 보이나 | 각도 바꾸면 | 고장인가 | |
|---|---|---|---|
| 백라이트 블리딩 | 검은 화면 | 그대로 있음 | 정도에 따라 |
| IPS 글로우 | 검은 화면 | 따라 움직임 | 아님 |
| 얼룩·무라 | 회색·흰 화면 | 그대로 있음 | 정도에 따라 |
OLED라면 앞의 둘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빛샘과 IPS 글로우는 백라이트가 있는 LCD의 현상입니다. OLED는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고 뒤에 광원이 없어서 검은 화면에서 화소를 끄면 그냥 꺼집니다. 구조상 샐 빛이 없습니다.
그래서 OLED 화면의 검은 배경에서 뭔가 떠 보인다면 빛샘이 아니라 다른 것을 봐야 합니다. 반사이거나, 밝기가 아주 낮을 때 나타나는 계조 뭉개짐이거나, 잔상·번인 쪽입니다. 번인은 반대로 OLED의 현상이라 LCD에서는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얼룩(무라)만 두 방식 모두에서 나타납니다.
내 화면이 어느 쪽인지는 제품 사양의 패널 표기(IPS·VA·TN이면 LCD, OLED·AMOLED면 OLED)로 확인하면 됩니다.
검사 조건이 결과를 바꿉니다
위의 불량화소 테스트를 열면 검은색과 회색이 전체화면으로 뜹니다. 같은 화면을 쓰지만 이번에는 점이 아니라 면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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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조건을 안 맞추면 있는 것도 안 보이고 없는 것도 보입니다.
방을 어둡게 합니다. 조명이 켜져 있으면 화면에 방이 비쳐서 빛샘과 반사가 섞입니다.
눈이 적응할 1~2분을 줍니다. 어두운 방에 막 들어와서 본 검은 화면은 실제보다 균일해 보입니다.
평소 쓰는 밝기로 봅니다. 밝기를 최대로 올리면 어떤 패널이든 빛샘이 나옵니다. 판단해야 할 건 “최대 밝기에서 새는가”가 아니라 “내가 쓰는 밝기에서 거슬리는가”입니다.
정면에서 한 번, 각도를 바꿔 한 번 봅니다. 이 두 번이 위 표의 IPS 글로우를 걸러냅니다.
사진은 실제보다 심하게 나옵니다
여기서 많이들 잘못 판단합니다.
어두운 방에서 검은 화면을 찍으면 카메라가 노출을 자동으로 끌어올립니다. 사람 눈에는 살짝 뜬 정도가 사진에서는 손전등을 켠 것처럼 나옵니다.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이거 심한가요” 사진들이 대부분 이 상태입니다.
반대 방향으로도 문제가 됩니다. 그 사진을 판매처에 보내면 상대는 과장으로 받아들이고, 정작 실물이 정말 심할 때도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사진을 남기려면 자동 노출을 끄고 눈으로 보이는 정도와 비슷하게 찍어야 합니다. 스마트폰이라면 화면을 길게 눌러 초점을 잡고 노출 슬라이더를 내리면 됩니다. 그게 어려우면 사진 대신 이렇게 적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 어느 구역인가 — 화면을 4등분해서 “왼쪽 아래 모서리” 정도면 충분합니다
- 어느 밝기에서 보이는가 — 평소 밝기인지, 최대로 올려야 보이는지
- 각도를 바꾸면 어떻게 되는가 — 따라 움직이면 IPS 글로우입니다
- 무엇을 할 때 거슬리는가 — “어두운 영화 볼 때 자막 옆이 뜬다”처럼 구체적으로
마지막 항목이 실제로 가장 힘이 셉니다. 정도를 수치로 다투는 대신 용도를 말하는 쪽이 통합니다.
기준은 있습니다. 보증 약관에 없을 뿐입니다
여기서 흔히 도는 말이 “빛샘은 기준이 없다”인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국제 규격에는 수치가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인간공학 규격인 ISO 9241-303은 밝기 균일도를 다루면서, 화면 안의 밝기 차이가 1.7:1을 넘지 않을 것을 요구합니다.
균일도를 사양으로 내걸고 보증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EIZO ColorEdge는 모니터 한 대마다 조정 성적서를 넣는데, 화면 25개 지점에서 잰 색차(ΔE00)와 휘도 비율(ΔLR)이 수치로 적혀 있습니다. 색 작업용 모니터 쪽에서는 균일도가 경쟁 요소라 아예 수치로 나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일반 노트북과 소비자용 모니터의 보증 약관에는 빛샘 허용 범위가 안 적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같은 약관이 불량화소는 개수로 기준을 두면서 밝기 균일도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규격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제품이 그 규격을 보증 대상으로 삼지 않아서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이렇게 갈립니다.
반품 기간 안이라면 기준을 다툴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변심으로도 반품되는 기간이므로 “빛샘이 규격 내인가”는 논점이 아닙니다. 기간 안에 확인하는 것 자체가 답입니다(청약철회 기준).
기간이 지나면 판단이 상대에게 넘어갑니다. 서비스센터가 다른 개체와 비교해 보고 정하는데, 이때 “다른 것도 다 이래요”가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말이 맞는 경우도 많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도는 “이 정도면 교환 가능”은 그래서 근거가 약합니다. 내가 산 제품의 보증 약관에 그 수치가 적혀 있지 않다면, 그 말은 다른 사람이 다른 상담원에게 들은 결과일 뿐입니다. 확인할 곳은 구입한 제품의 보증 약관과 판매처 반품 정책입니다.
중고로 살 때
중고 거래에서는 빛샘이 특히 잘 숨습니다. 판매자가 보내는 사진은 밝은 화면이고, 만나서 확인할 때도 보통 밝은 실내이기 때문입니다.
직거래라면 검은 화면을 띄우고 손으로 화면 주변을 감싸 그늘을 만들면 어느 정도 보입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심한 개체는 이 정도로도 드러납니다. 중고 노트북 확인 목록과 같이 보세요.
정리하면
검은 화면과 회색 화면을 각각 어두운 방에서 보고, 각도를 바꿔 한 번 더 봅니다. 따라 움직이면 IPS 글로우라 고장이 아니고, 고정돼 있으면 빛샘입니다. 정도가 거슬린다면 기준을 찾아 헤매기보다 반품 기간이 남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
같은 단색 화면에서 점 하나짜리 문제도 함께 보려면 불량화소 가이드를, 화면에 무늬가 남아 보인다면 잔상·번인 가이드를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