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량(初期不良)은 제조 과정에서 생겨 처음부터 제품에 있던 결함입니다. 쓰다가 망가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랬던 것이죠.
문제는 있는 시점과 발견되는 시점이 다르다는 겁니다. 결함은 첫 부팅부터 거기 있는데, 사람은 며칠 쓰고 나서야 알아차립니다. 그 며칠 사이에 반품 기간이 흘러갑니다.
이 글은 무엇이 불량이고 무엇이 정상 범위인지를 가르는 데 집중합니다. 검사 순서와 기록 방법은 각각 다른 글에 있습니다.
- 무엇을 언제 볼지 → 새 노트북 받으면 확인할 것
- 찾은 증상을 증거로 만드는 법 (사진·재현 절차·날짜) → 구매 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
초기불량은 언제 드러나나
겪어보면 세 구간으로 갈립니다.
즉시 보이는 것 — 화면의 점, 안 눌리는 키, 스크래치, 사양 불일치, 구성품 누락. 받은 날 30분이면 전부 걸립니다.
며칠 써야 나오는 것 — 배터리 이상, 발열, 팬 소음, 절전 복귀 실패, Wi-Fi 끊김, 특정 상황에서만 나는 잡음. 이게 가장 위험한 구간입니다. 반품 기간이 7일인 판매처라면 발견했을 때 이미 절반이 지나 있습니다.
몇 주 뒤에 나오는 것 — 힌지 헐거워짐, 배터리 스웰링, 간헐적 재부팅. 대부분 반품 기간을 넘깁니다. 여기서부터는 반품이 아니라 무상 보증 수리로 넘어갑니다.
받은 날 검사는 첫 번째 구간을 확실히 잡으려는 겁니다. 사흘 뒤 검사는 두 번째 구간이 반품 기간을 잡아먹기 전에 붙잡으려는 것이고요.
어떤 증상이 초기불량으로 인정되나
아래는 판매처와 서비스센터가 초기불량으로 받아들이는 대표적인 증상들입니다. 어느 자리에 나타나는가가 아니라, 그게 왜 불량인가를 기준으로 적었습니다.
화면
죽은 픽셀, 고정 픽셀, 빛샘, 얼룩. 단색 화면을 띄우지 않으면 몇 주가 지나도 모릅니다. 불량화소 가이드에 구분법을 정리해두었습니다.
키보드
안 눌리는 키, 두 번 입력되는 키. 자주 안 쓰는 키에 있으면 발견이 늦습니다. 키보드 가이드 참고.
스피커
한쪽에서만 소리가 나거나, 좌우가 바뀌어 있거나, 특정 볼륨 이상에서 지지직거립니다. 좌우를 따로 재생해보지 않으면 스테레오 음악에서는 잘 모릅니다.
포트
USB나 HDMI 중 하나만 인식이 안 되는 경우. 포트를 하나씩 전부 꽂아봐야 걸립니다. 평소 쓰는 포트만 쓰다가 여행 가서 알게 되는 일이 흔합니다.
배터리
같은 작업을 하는데 스펙보다 훨씬 빨리 닳는 경우. 다만 새 노트북은 초기 인덱싱·업데이트로 며칠간 배터리를 많이 쓰기 때문에 첫날 수치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배터리 가이드에 정리해두었습니다.
절전 복귀
덮개를 닫았다 열었을 때 화면이 안 켜지거나, 켜지는 데 오래 걸리거나, 무선이 끊긴 채로 돌아옵니다. 드라이버 문제인 경우도 많아서 업데이트부터 해보는 게 순서입니다.
초기불량이 아닌 것들
반품 상담에서 흔히 부딪히는 오해도 정리해둡니다.
팬 소리가 난다. 부하가 걸리면 팬은 돕니다. 문제는 소리의 종류입니다. 바람 소리는 정상이고 금속이 긁히는 소리나 규칙적인 딸깍은 다릅니다.
뜨겁다. 얇은 노트북은 원래 뜨거워집니다. 손을 못 댈 정도이거나, 아무것도 안 하는데 뜨겁다면 다른 얘기입니다.
화면 아래쪽에서 빛이 샌다. LCD는 구조상 완전한 검정을 못 만듭니다. 어느 정도의 빛샘은 정상 범위입니다.
동시에 여러 키를 누르면 일부가 씹힌다. 노트북 키보드의 설계 한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첫 부팅이 오래 걸린다. 초기 설정과 업데이트 때문입니다.
재현해서 보여주는 게 전부입니다
초기불량 상담에서 가장 어려운 건 “가끔 그래요”입니다. 판매처 입장에서 재현이 안 되면 확인할 방법이 없거든요.
그래서 발견하면 조건을 좁히는 데 시간을 쓰세요.
- 언제 나오나요? (부팅 직후 / 몇 시간 뒤 / 특정 프로그램에서)
- 매번 나오나요, 가끔 나오나요? 가끔이면 열 번 중 몇 번?
- 재부팅하면 사라지나요?
- 충전 중일 때만 그런가요?
- 다른 케이블·다른 포트·다른 화면에서도 같은가요?
여기까지 좁히면 그 자체가 훌륭한 증거입니다. “충전 중에만, 열 번 중 여덟 번, 재부팅해도 같음”은 “가끔 이상해요”와 비교가 안 됩니다.
가능하면 영상으로 찍어두세요. 소리 문제는 특히 그렇습니다. 글로 설명하기 가장 어려운 게 소리인데, 30초 영상 하나면 끝납니다.
증상에 따라서는 화면 한 장으로 끝나기도 합니다.

키보드 검사처럼 결과가 그림으로 남는 도구는 이게 곧 증거가 됩니다. “F7이 안 눌려요”라고 쓰는 것과 안 눌린 자리가 표시된 화면을 보여주는 것은 상담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기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
반품 기간이 지났다고 끝은 아닙니다. 제조사 무상 보증 기간이 남아 있으면 수리나 교환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다만 “돈을 돌려받는” 반품과 “고쳐주는” 보증은 완전히 다른 절차이고 선택지도 사용자 쪽이 훨씬 좁습니다.
그래서 순서가 이렇습니다. 반품 기간 안에 최대한 확인하고 그 안에 결정합니다. 기간이 지나면 보증으로 넘어갑니다.
어떤 증상이 불량인지는 ReturnCheck가 판정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언제 봐야 하는지 짚어드리고, 브라우저로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은 그 자리에서 검사해드립니다. 거기까지입니다. 나머지는 기록을 들고 판매처와 하실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