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노트북과 중고 스마트폰은 확인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노트북은 택배로 받아 집에서 며칠 써보고 판단할 여지가 있지만, 폰은 대개 만나서 몇 분 안에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나중에 되돌릴 수 없는 것부터 봅니다. 화면에 점 하나 있는 건 아쉬운 일이지만, 분실 신고된 단말을 사면 아예 못 씁니다.
지금 이 글을 그 폰으로 읽고 계신다면 더 편합니다. 아래 검사들은 이 브라우저에서 그대로 돌아갑니다.
중고 스마트폰에서 되돌릴 수 없는 것 세 가지
분실·도난 신고된 단말인지
분실·도난 신고된 단말은 통신사 개통이 막힙니다. 싸게 샀는데 개통이 안 되면 그냥 손해입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이동통신사와 함께 운영하는 조회 서비스가 있습니다. IMEI 번호만 있으면 됩니다.
IMEI는 폰에서 *#06#을 누르면 바로 뜹니다. 확인 방법 안내에 기종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판매자에게 미리 IMEI를 받아 만나기 전에 조회하세요. 현장에서 하면 결과를 보고 물러서기가 어색해집니다.
조회 결과는 참고용입니다. 신고 직전이거나 신고가 늦어진 경우까지 잡아주지는 못합니다.
계정 잠금이 풀렸는지
여기를 건너뛰면 폰을 아예 못 쓰게 될 수 있습니다.
아이폰은 활성화 잠금(Activation Lock)이 걸려 있으면 초기화해도 이전 소유자의 Apple 계정 없이는 못 씁니다. 애플 문서에 걸리는 조건과 푸는 방법이 있습니다.
문제는 온라인으로 미리 조회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애플이 시리얼 번호로 잠금 여부를 확인해주던 페이지를 2017년 1월에 없앴습니다. 지금 도는 “IMEI로 아이클라우드 잠금 조회” 서비스들은 애플 공식이 아닙니다.
그래서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현장에서 초기화하고, 첫 설정 화면을 끝까지 통과시켜 홈 화면까지 띄워보는 것. 잠금이 남아 있으면 설정 도중에 이전 계정의 비밀번호를 묻습니다. 판매자가 이걸 꺼리면 그 자체가 답입니다.
안드로이드도 같습니다. 초기화 보호(FRP)가 걸려 있으면 초기화 후 첫 설정에서 이전 구글 계정을 묻습니다(구글 안내). 확인 방법도 똑같습니다 — 초기화하고 홈 화면까지 가보는 겁니다.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만나기 전에 “초기화된 상태로 가져와 주세요”라고 미리 말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할부금과 약정이 남았는지
할부로 산 폰은 그 할부 계약이 판매자 명의로 계속 남습니다. 기기 주인이 바뀌어도 계약은 안 따라옵니다. 미납이 생겼을 때 통신사가 어디까지 조치할 수 있는지는 계약과 사업자에 따라 다른데, 애초에 완납된 물건을 사면 따질 일이 없습니다.
판매자에게 통신사 앱의 할부금 잔액 화면을 보여달라고 하세요. 완납이면 화면 한 장으로 끝납니다. 요금 미납으로 정지된 회선에 물려 있던 단말인지도 함께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다음, 브라우저로 확인할 수 있는 것
여기부터는 손에 든 폰으로 바로 돌리면 됩니다. 각 검사는 1~2분입니다.
터치가 전 구역에서 먹는지
잘 숨는 문제입니다. 액정을 교체한 이력이 있거나 떨어뜨린 적이 있으면 특정 구역만 반응이 없거나, 손을 대지 않았는데 입력이 들어옵니다(고스트 터치).
앱 몇 개 눌러보는 걸로는 안 걸립니다. 자주 쓰는 자리만 만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위의 터치 테스트는 가로 4칸 세로 5칸, 스무 구역을 하나씩 눌러 채우게 하고 안 채워진 칸을 남겨 보여줍니다.
다만 이 격자는 페이지 안에 놓인 판이라 화면 구석구석을 그대로 덮지는 못합니다. 폰을 가로로 돌려 한 번 더 하면 격자가 화면의 다른 띠 위에 놓여 검사 범위가 넓어집니다.
가장자리와 모서리를 특히 신경 써서 보세요. 액정 교체 후 문제가 나는 자리가 대개 거기입니다. 자세한 증상별 구분은 터치스크린 반응 이상에 있습니다.
화면에 점·얼룩·번인이 있는지
불량화소 테스트를 열면 화면이 단색으로 채워집니다. 밝은 실내에서 앱 화면만 봐서는 절대 안 보이는 것들이 이때 드러납니다.
- 흰 화면에서 검은 점 → 죽은 픽셀
- 검은 화면에서 밝은 점 → 고정 픽셀
- 회색 화면에서 무늬 → 번인. 상태 표시줄이나 키보드 자리 모양이 보이면 오래 쓴 기기입니다
OLED를 쓰는 폰이 많아서 번인은 실제로 중요합니다. 판별법은 잔상·번인, 점 구분은 불량화소에 있습니다.
직거래 자리가 밝다면 손으로 화면 주위를 감싸 그늘을 만들면 좀 낫습니다.
스피커와 마이크
스피커 테스트로 좌우를 따로 울려봅니다. 요즘 폰은 위아래에 스피커가 나뉘어 있어서 한쪽만 죽어도 음악을 들으면 잘 모릅니다.
마이크 테스트는 말할 때 입력 레벨이 움직이는지만 보면 됩니다. 통화 마이크와 녹음 마이크가 따로인 기종이 있으니, 가능하면 실제로 통화를 한 번 걸어보는 편이 확실합니다.
브라우저로는 못 보는 것
이 검사들이 전부가 아닙니다. 브라우저 밖에 있는 것도 짚어야 합니다.
배터리 성능 상태. 아이폰은 설정 → 배터리 → 배터리 성능 상태에 최대 용량이 퍼센트로 나옵니다. 안드로이드는 제조사마다 다르고 아예 안 보여주는 기종도 있습니다. 이 숫자는 판매자 폰에서 직접 열어 보여달라고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충전과 케이블 단자. 충전기를 꽂아 실제로 충전 표시가 뜨는지 봅니다. 흔들었을 때 끊기면 단자 문제입니다.
카메라. 기본 카메라 앱으로 후면·전면·광각을 모두 열어봅니다. 초점이 잡히는지, 얼룩이나 먼지가 보이는지.
외관과 침수. 나사 자국, 프레임과 화면 사이 틈, 화면 색이 미묘하게 다른 것은 수리 이력의 흔적입니다. 침수 라벨 위치는 기종마다 다릅니다.
사고 나서, 그날 안에
집에 와서 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본인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초기화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것.
이전 소유자의 계정이 어딘가 남아 있으면 나중에 원격으로 잠길 수 있습니다. 설정에서 등록된 계정을 훑어보세요.
반대로 본인이 쓰던 폰을 넘길 때는 계정을 먼저 지우고 초기화해야 합니다. 순서가 바뀌면 상대가 못 씁니다. 그 절차는 기기를 넘기기 전 초기화에 적어두었습니다.
정리하면
만나기 전에 IMEI로 분실·도난을 조회하고, 현장에서는 초기화 후 홈 화면까지 통과시키는 것으로 계정 잠금을 확인합니다. 그다음 브라우저로 터치·화면·소리를 훑으면 10분 안에 끝납니다.
노트북 쪽은 확인 항목이 다릅니다. 중고 노트북 살 때 확인할 것을 보세요. 새 제품인 줄 알고 샀는데 전시품이 의심된다면 전시품·리퍼브 구별하는 법이 따로 있습니다.
